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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소개 Restaurants

대구 풍자 또간집 찜닭 얼큰한 국물 세상 찐 맛집 ㅡ 고인돌

민트구름 2024. 1. 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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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고장 대구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요즘 즐겨 보고 있는 풍자의 또간집 대구편이 생각났다.

그걸 보면서 언젠가 대구에 가면 꼭 가봐야지 다짐까지 했는데, 이렇게 대구에 가게 되다니.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이럴 때,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서가앤쿡도 대구에서 온 맛집이니까 대구엔 맛집이 분명히 많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벌써부터 많이 설렜다.

 

일이 끝나고 다시 풍자의 또간집을 돌려보던 중에 정말 맛있어 보이는 닭똥집튀김과 찜닭을 파는 식당이 있어서

무조건 가야 겠다고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왠지 식사 시간에는 인기가 많아서 웨이팅이 있을 것 같아서 식사 시간대가 지나고 방문했다.

오후 3시쯤 방문했는데, 한산하고 좋았다.

식당 이름은 들었을 때, 뭔가 귀엽게 느껴지는 '고인돌'이다.

 

<고인돌 식당으로 가는 길>

 

뭔가 영화속에서 봤을 법한 장면이라서 가는 길을 찍어봤다.

평화시장이 보이고 레트로한 갬성의 건물들이 정겹다.

골목골목을 지나서 가야 해서 지도를 보고 찾아가는 길이 약간 복잡하긴 하다.

동대구역에서 걸어갈 정도의 거리라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몇 번 잘못된 골목으로 들어갈 뻔한 길치.

<치킨의 거리? 통닭의 거리?>

 

정말 많은 통닭집이 가는 길에 있었는데, 점점 식당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요즘 '치킨'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통닭'이란 말을 오랜만에 여러 간판에서 보게 되니 좋았다.

그러면서 한집 한집 들러서 내가 좋아하는 치킨을 모두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인돌 음식점의 모습>

드디어 고인돌 식당이 보였다.

확실히 식사 시간대가 지나서인지 가게 보수 공사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이건 손님이 많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신호였다. 역시 시간을 잘 선택했다.

전통이 느껴지는 역사가 있어 보이는 식당을 보자마자, 어서 들어가서 주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주문을 하기 전에 왜인지 조급해지는 내 마음.

<들어가는 입구>

 

입구에 출입 통제 시스템이라는 게 있었는데, 아마도 웨이팅이 걸리면 사용하는 건가 보다.

역시 인기가 많은 맛집이 맞다는 걸 보여준다.

나는 지능적으로 평일에 식사 시간대를 피해서 방문했기에, 출입 통제(웨이팅 기계 이름이 뭔가 생뚱맞고 웃기다) 없이 가뿐히 들어갈 수 있었다. 

<여러 연예인들이 남기고 간 사인>

역시 맛있는 집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항상 있다.

풍자 사인을 찾아본다는 걸 깜박하고 자리를 잡기 위해 들어갔다.

흐뭇한 마음으로 사인들이 담긴 사진을 찍기는 함.

<고인돌 음식점의 내부>

가게 안은 밖에서 보고 생각한 것보다 공간이 훨씬 컸다.

풍자씨가 앉았던 자리에서 먹고 싶었지만 눈썰미가 없는 나는 어딘지 모르겠어서 그냥 좋아 보이는 벽 쪽 자리에 앉았다.

 

돌이 가득한 벽면이 고인돌 내부를 연상시켜서 가게 이름이 고인돌인가보다.

돌무지무덤이 생각났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시스템>

 

풍자의 또간집에서 먹은 메뉴 그대로 닭똥집 튀김 소자(후라이드+간장)와 찜닭반마리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는 닭똥집이라 너무 기대가 됐다. 어렸을 때는 엄마가 야채를 넣고 닭똥집을 자주 볶아주시곤 했는데, 냄새를 그렇게 싫어하시면서도 아빠가 좋아하셔서 그렇게 사랑의 마음으로 요리를 하셨나 보다. 

나는 울 아빠 입맛인 게 분명하다.

솔직히 고인돌에서도 닭똥집 튀김이 내 마음속에선 메인 음식이었다.

<맥주와 간단한 반찬들>

튀김을 먹으려면 맥주 주문은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함께 주문했다.

시원하게 담긴 맥주를 보니 더욱 닭똥집 튀김이 기다려진다. 뭔가 소박한 느낌으로 예전 치킨집에서 주듯 간단한 반찬들이 나왔다.

치킨무를 직접 가게에서 만드신 듯 보였고, 치킨집마다 나오던 양배추 샐러드를 보니 과거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메뉴판에 보이는 공기밥 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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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닭은 무조건 국물과 함께 밥을 슥슥 비벼 먹어야 하기 때문에, 공깃밥을 별도로 주문했다.

공깃밥은 찜닭 쪽에 있었는데, 키오스크로 주문할 때, 찜닭 화면의 제일 끝으로 이동하면 보인다.

정말 좋은 건 혜자로운 가격대였다.

이미 주문한 메뉴 외에 치킨도 한 마리 더 시키고 싶었지만, 요즘 다이어트 중이어서 참았다.

아직까지 아쉽다. 다시 대구 갈 일을 만들어야 하나...

<옆 벽면에 사연 가득한 돌무더기>

 

벽면에 돌들이 가득 들어있는 것도 재밌었는데, 예전에 음식점 벽에 손낙서를 즐겼던 나는, 매직만 있었다면 나의 흔적을 남겼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가득 담겨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거의 커플들이 쓴 걸로 보인다.

다들 행복하시길...

<참이슬 뚜껑들의 흔적>

술을 먹으라는 계시처럼, 소주병뚜껑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처음 뚜껑을 매단 사람은 뭔가 이 장면을 보면 뿌듯할 듯.

나도 하나(두 개?) 걸고 싶었지만, 먼 길 돌아가야 하니까 맥주로 만족하기로 했다.

<영롱한 닭똥집 튀김: 후라이드+간장>

이런저런 구경을 하는데, 닭똥집 튀김이 나왔다. 처음에 냄새만 맡았는데, 이미 맛있었다.

세상에... 튀김이 정말 미쳤다.

씹자마자 바삭하고 속에는 오득오득 쫀득하다.

식감도 재밌고, 튀김에 간이 적절하게 마늘향을 풍기면서 배어 있어서 순삭이었다.

거기에 중간중간 맥주를 마셔주니까 세상 부러울 게 없는 상황이 됐다.

지금도 설명을 적으면서 침이 주룩 흐른다.

 

<찜닭반마리 양 무엇??>

 

닭똥집을 먹으면서 너무 맛있어서 점점 흥분이 됐다. 양이 많은데 너무 맛있어서... 남기면 남은 똥집과 치킨까지 새로 포장해서 서울로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후의 일정이 없었다면 무조건 그랬을 듯.

근데 더 최강자가 나타났다.

바로 찜닭.

마약이 들어간 것처럼 홀린 듯 국물을 퍼먹기 시작했다.

국물이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는 것인가.

심지어 밀키트가 간절해서 찾아봤는데 안 팔았다.

주방으로 달려가서 소스를 포장해서 판매해 달라고 하고 싶었다.

 

닭의 살도 야들야들하고 들어 있는 야채 및 후룩 넘어가는 당면까지 모든 것의 조화가 좋았고, 국물은 살짝 매운듯했지만 기분 좋게 매우면서 달콤한 맛이 느껴졌는데, 인위적이지 않아서 더욱 좋았다. 

괜히 절대 미각인 척, 이건 분명히 인공 조미료 없이 과일의 단맛이라며... 과일을 소스에 갈아 넣었다고 반쪽이에게 말했다. 자극적일 것 같은 색인데 전혀 자극적이지는 않고 몸에 쭉쭉 흡수되는 느낌의 최강 소스였다.

 

신기한 게 찜닭의 건더기보다 국물이 더 먼저 없어졌다.

양념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는데 그 양이 줄어드는 게 진심으로 아쉬울 정도였다.

지금 포스팅하면서 3시간 남짓 걸려서 대구를 또 가야 하나 할 정도로 지금까지 먹어본 닭요리 중 최상의 맛을 맛볼 수 있었다. 

 

'고인돌'은 대구 가면 무조건 재방문이다.

풍자씨 덕분에 이런 맛집을 경험하게 돼서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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