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에는 숨은 카페 요리 및 바리스타 고수들이 많다. 영종도에서 생활하는 동안, 그렇게 숨어있는 음식 고수들을 찾아내고 소개하는 걸 나의 소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맛있는 건 다른 사람도 함께 즐길 때, 그 즐거움이나 뿌듯함이 커지는 것 같다.
먹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나에게는 그 정도가 더 크다.
특히 상가 밀집 지역이 아닌 한적한 길에서 갑자기 멋진 카페를 우연히 발견하면,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일을 하는 것 같아 좋다.
공항이 있어서 세련되고 깨끗한 영종도의 독특한 조건, 바다와 산이 있고 한적하면서도 여러 가지 먹거리가 많은 환경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부분이다.
영종역 주변에 멋진 브런치 카페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네일을 받으면서 폭풍 수다를 떨다가 자연스럽게(?) 맛집으로 대화 주제가 흘러가서 네일숍 사장님이 영종도에서 10년 이상 산 찐 주민이어서 찐 맛집을 추천해 주었다. 이렇게 믿을만한 분의 정보는 바로 경험해 봐야 한다. 알려주신 그 카페를 한 번 방문해 보고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이제는 거의 주말마다 가는 것 같다.
영종역을 지나 미단시티 쪽으로 가다 보면 미국 어딘가의 한적한 동네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보자마자 호기심이 생기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가 보인다.
바로 '에스티발' 카페이다.

노란색을 좋아하는 내가 보자마자 너무 좋았던 노란 베이지 톤 가게의 외관.
카페의 겉모습부터 일반적이지 않고, 유럽 어딘가를 연상시키는 굉장히 이국적이면서도 멋스러운 느낌이다.
특히 건물에 어닝마저도 외국에서 많이 보이는 형태여서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입간판은 살짝 녹이 슨 모습도 카페의 전반적인 외부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지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단골 카페 같은 친근함도 들고, 굉장히 오랫동안 동네에서 터줏대감 같이 사람들의 좋은 식사 공간처럼 존재해 온 것 같아서 좋다.
간판의 글씨와 그림도 손글씨로 쓴 듯한 느낌이 자연스럽고 재밌다.

분명히 카페인데 들어가면 마치 미국이나 유럽의 시골 마을에 있는 느낌 있는 잡화점 같다.
마치 서구권 나라 어딘가로 여행을 온 듯한 신선한 느낌이어서 설렜다.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데, 너무 오래 해외여행을 안 가긴 했지. 그래도 대리만족할 수 있는 정도의 분위기.
한국에 이런 곳이 있다니 하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거기다가 소품이나 진열해 둔 물건들이 하나같이 국내에서 찾기 힘들 것 같은 희귀템들이 많았고, 느낌 있고 독특해서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진열된 물건들은 판매도 함께 하고 있어, 마음에 드는 독특한 소품을 득템 하기도 좋고, 빵과 어울리는 식료품들이라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층고가 높아서 카페 안은 쾌적했다.
거기에 빵 굽는 냄새가 구수했고, 내부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오감을 만족시키는 곳이었다.
아침에 오픈런을 했는데도, 테이블이 빠르게 금방 다 찼다.
심지어 금방 웨이팅도 발생했다.

예쁜 문 앞에 걸려 있는 장바구니에 필요한 식료품들을 담아서 구입할 수 있는 게 재밌다.
가족단위로 오면 아이들을 데려와서 시장놀이 하듯이 같이 물건을 골라도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을 하나하나 손글씨로 맛을 설명해서 진열해 두었고, 다양한 식료품들이 평소 찾아보기 힘든 것들 위주로 진열되어 있어서, 가격대가 있어도 집에 두면 멋스러운 장식이 될 것 같다. 여러모로 가성비가 좋은 소품 느낌의 식료품이 많았다.

조명만으로도 소박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난다.
미국 영화에서나 볼 법한 창문틀에 어울리는 커튼도 분위기를 더한다.
그대로 복사해서 우리 집에 붙여 넣기하고 싶은 멋들어진 공간.

이렇게 깨알같이 뛰어나게 잘 쓴 예쁜 손글씨로 판매하는 빵을 설명해 두었는데, 종류별로 다 먹어볼 예정이다.(치즈 치아바타 빼곤 다 먹어보긴 했다.)
빵이 담백하면서도 속이 부대끼지 않고(나는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 소화가 잘되면서도 맛있었다.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나서, 이곳의 빵을 프랑스인들이 바게트를 매일 아침마다 사듯이 주기적으로 사 오게 됐다.
건강한 느낌이 나면서도 맛까지 좋아서 다 먹으면 또 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석도 일반 테이블 외에 편안하게 방에서 손님들과 수다 떠는 공간처럼 된 곳도 있는데, 저 자리에 앉아보지는 않았지만, 공간이 주는 느낌만으로도 포근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폭신한 의자와 나무 테이블이 어느 일반 가정집의 거실 같아 보이기도 했다.

크고 빈티지한 큰 창과 어울리는 나무 느낌의 인테리어가 공간을 따뜻해 보이게 하는 점도 마음에 든다.
편안함을 주는 공간을 위해 소품 하나하나 신경 쓴 느낌이 나는 곳이다.
실제로 사장님이 이런 소품이나 식료품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예사롭지 않은 정성으로 선택되어 이곳에 있는 느낌이어서인지 더욱 이 곳에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메뉴도 계속 보고 싶은 아날로그식 메뉴판이다.
종이에 예쁜 손글씨로 쓰여 있는데, 그 아기자기함이 카페 분위기랑 잘 어울린다.
사장님이 예술감각을 카페의 작은 부분까지 모두 쏟아부은 느낌.

밖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보여주는 트리가 보이고, 테라스와 빨간 벽돌이 전체적인 카페 분위기와 어울린다.

음료는 진저라테와 아이스 라테를 시키고 처음 보는 빵이 있어서 사서 같이 먹겠다고 했는데,
빵 이름이 푸가스였다.
담백한 프레즐 같은 빵에 할라피뇨가 박혀있었는데, 매콤하고 담백한 맛이 잘 어우러져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게 됐다.
식감도 겉은 바삭하면서 쫄깃해서 좋았다. 파스타에 찍어 먹거나 야채 스프랑 같이 먹어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영롱한 음료샷.
아무렇게나 찍어도 멋스럽게 나와서 여러모로 방문해서 사진을 찍는 보람이 드는 곳이다.
커피는 고소하면서도 정말 맛있는 우유로 만든 라떼 맛이라 좋았고, (하지만 내 반쪽이는 라테의 우유가 약간 진하고 느끼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생강을 싫어하는 내 반쪽이도 부드럽다고 할 정도로 생강라테가 부드러우면서 과하지 않게 생강향을 느낄 수 있고 달달해서 정말 맛있었다.

크림브륄레를 시켰는데, 호주에서 생활할 때, 가끔 먹었던 그 기본에 충실한 맛이다.
푸딩 느낌도 나면서 위에 달콤한 캐러멜라이즈드 된 표면이 딱딱해서 깨뜨려 먹는 재미가 있다.
많이 달지 않고 바닐라 향도 풍부하게 나면서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데 음료랑 참 잘 어울렸다.

바게트에 당근 피클이 나왔는데, 바게트도 겉바 속촉으로 너무 맛있고, 당근피클이 새콤 짭짤해서 다른 음식들과도 잘 어울렸다.

한 상차림.
라자냐와 무화과루꼴라샐러드.
전체적인 음식의 색감이 조화롭고 예뻐서 사진 보는데도 맛이 생각날 정도다. 그냥 무심하게 사진을 찍어도 사진이 음식 화보처럼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샐러드 안 먹는 내 반쪽의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든 무화과루꼴라샐러드의 위엄.
이 세상 상큼함이 아니다. 입에 넣으면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기분까지 상쾌하게 만드는 맛이었다.
무화과가 철이 아닐 때는 다른 과일(청포도 같은)로 대체되기도 하는데, 나는 무화과가 가장 샐러드 전체 재료와 조화롭고 맛있다고 생각한다.
이 맛있는 샐러드를 먹고 카페에서 신선한 루꼴라도 심지어 한정 수량 판매를 해서 마지막 남은 한 봉지를 득템 했다.
냉장고에 거의 일주일 이상 있었는데도 루꼴라의 향이 신선하게 났고, 잘 시들지도 않아 샐러드를 만들어서 참 잘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라자냐.
넓적한 파스타를 케이크처럼 켜켜이 쌓아 모차렐라치즈파스타의 양념베이스로 만든 음식인데, 나는 라자냐를 먹을 때마다, 파스타 케이크를 먹는 듯한 독특한 기분과 부드러운 맛을 참 좋아한다. 넓적한 파스타에 소스가 듬뿍 흡수되어 담겨서 입안에 넣었을 때, 풍부한 토마토소스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내 반쪽이는 면의 후루룩한 식감을 좋아해서 라자냐를 그다지 즐기지는 않는 듯 보였지만, 켜켜이 쌓여있는 것을 케이크 조각 자르듯이 먹는 내 방식보다는 넓적한 면 하나를 떼어서 씹어먹으니까 훨씬 면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어서 맛있다고 했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은데, 음식까지 맛있으니, 매일 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집에서 걸어갈 거리였으면, 실제로 쉬는 날은 무조건 아침마다 왔을 것 같다.
기본으로 오픈하고 금방 웨이팅이 생겨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지만, 사람이 더 늘어나서 먹기 힘들 정도로 너무 많아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나의 소박한 욕심과 바람이 있다.
기분 전환 겸 식료품 쇼핑도 하면서 맛있는 브런치 한상 하기 딱 좋은 에스티발 최고의 브런치 카페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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