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만 유명할 거 같은 영종도에도 은근히 맛집들이 많다.
하지만 어떤 계기가 없으면(나의 경우는 공항에서 일을 했었다.) 그렇게 와보게 되거나 정보를 찾아보게 되지는 않는 영종도.
물론, 서울 도심보다는 종류나 맛의 면에서 다양성과 퀄리티를 기대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는 영종도 맛집을 찾아보고 알게 되면서 그 매력을 많이 느꼈기에, 첫 소개로 뷔페 중의 뷔페인 파라다이스 시티에 있는 '온 더 플레이트(On the plate)'에 대해 쓰고 싶다.
영종도에는 그렇게 놀거리나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에(거의 없는 수준…), 파라다이스 시티의 플라자는 정말 영종도의 파라다이스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영종도에서 생활하다가 가끔 쉬는 날이나, 할 것 없을 때나, 날씨가 안 좋을 때, 어김없이 찾는 파라다이스 시티.
예전 직장 선배는 파라다이스 시티에 있는 뷔페를 자주 가신다 해서, 항상 궁금했었다.
그러다가 뷔페 가격이 엔간한 5성급 호텔이랑 비슷하기에, 생각만 하고 선뜻 도전은 못하고 있었는데, 나만큼이나 먹는 걸 중시하는 내 반쪽이 도전하자고 호기롭게 말하고는 미리 예약까지 마친 상태라 신나서 따라갔다.
파라다이스 시티 플라자에 도착해서 주말에 광장에서 하고 있는 플리마켓에 잠깐 한눈을 팔다가, 식사 시간 12시가 되어 점심식사를 하러 신나서 뷔페로 향했다.
뷔페로 향하는 길에 시각적으로 멋진 조명으로 가득 찬 공간을 지나, 드디어 뷔페에 도착했다.
온 더 플레이트는 좌석을 테라스석과 내부석으로 나눠서 예약을 받는데, 테라스석보다는 내부석이 인기가 더 많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답답한 걸 싫어하기에 테라스석으로 예약을 했다.
안내받은 테라스석은 인공 폭포 같은 조형물과 파라솔, 그리고 풀과 자연조명이 천장 유리를 뚫고 들어오는 곳이었다.
흡사 야외에서 식사를 하는 느낌. 비나 눈이 올 때, 먹으면 천장의 유리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나 눈송이를 보면서 식사하는 기분이 너무 좋을 거 같았다.
사진에는 잘 표현이 되지 않았는데, 앞 벽에 있는 기다란 검은 부분에서 물이 폭포처럼 흐른다.
그 앞에서 먹으면 물소리도 들리고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음식과 가까우면서도 외부 자리를 이미 잡았기에, 나중에 느긋하게 먹고 싶을 때, 인공 폭포 앞 쪽 자리에 앉자는 생각을 했다.
위에 보이는 유리 천장과 하얀 파라솔들이 모던한 느낌을 줘서 기분 좋은 공간.
그냥 앉아만 있어도 즐겁고 힐링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앉아만 있을 수는 없지~! 이곳을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인 맛있는 식사를 위해 앉자마자 바로 음식을 담아 오려고 부지런히 일어났다.
테라스에서 이렇게 내부로 걸어 들어가면, (음식이 내부에만 있어서 좀 더 내부석이 인기가 많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크기의 와인 셀러가 보이고, 따뜻한 느낌의 공간과 조명이 반겨준다.
분위기가 고급스럽기까지 해서 기념일이나 가족 행사에 방문하면 더 좋은 장소이다.
런치를 오픈런한 사람들이 저렇게나 수두룩하다.(주말 12시 기준)
내가 관찰한 바로는 섹션이 음식 종류의 기준으로 나뉘어있는데, 스시와 고기 및 각종 구이 쪽에 사람이 제일 많았다.
샐러드 쪽도 많았기에, 나는 머리를 굴려 가장 사람이 없었던 중식으로 먼저 음식을 고르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은 먹는 것에도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이상한 자긍심)
초밥은 플레이트에 종류별로 담겨 있어서 그냥 접시째 집어 오면 되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집어왔고, 나의 먹부림이 시작됐다.
중식 중에서는 화이트크림새우, 탕수육, 잡탕밥 느낌의 해물요리가 가장 맛있었다.
매생이 전복죽도 별미. 몸에도 좋은데 맛도 좋다. 죽인데 우동국물의 구수한 맛이 나는 매생이 전복죽.
정말 요리사 분들의 엄청난 능력이 느껴지는 음식들 앞에 점차 정신을 잃고 먹어대기 시작했다.
한창 게걸스럽게 먹고 있을 때, 가져다주신 로제스파클링 와인 한 잔. 햇빛을 받아 금가루가 흩날리듯 탄산의 기포가 아름답게 반짝였다.
그리고 다 마시면 계속 리필을 해주신다. 행복하다~
와인 자체의 금빛이 너무나도 고급스러웠고 달지 않지만 은은한 맛이 기분 좋았던 와인이었지만, 초밥과는 상극이었다.
초밥을 먹고 먹었을 때는 비린 맛을 더 강하게 해서, 디저트류나 구운 음식과 먹어야 좋을 것 같았다.
먹는 음식마다 너무 맛있어서 정신 놓고 먹느라 사진을 거의 찍지 못하고 정신을 차린 후엔 이미 배가 빵빵한 채로 디저트를 가져온 후였다.
음식 중에 가장 맛있어서 두 번이나 먹은, (사진은 아쉽지만 먹느라고 못 찍을 정도로 심취했다.) 페스추리 빵이 덮여있는 그릇에 담겨있던 단호박수프(최고!).
어디서 먹은 호박죽보다도 더욱 달콤하면서 부드럽고, 심지어 위에 뚜껑처럼 덮여있던 페스추리 빵도 맛있었는데, 빵을 뚜껑에서 조금 뜯어서 수프를 찍어 먹으면 더 맛있는 최고의 수프였다.
그리고 고기 중에선 양갈비가 마음에 쏙 들었다. 굽기 정도도 적당하고 그 육즙과 고소함이 양냄새도 많이 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쫄깃한 식감이 굉장히 맛있었다. 각종 생선찜도 입에서 사르르 녹는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거기다가 소스의 맛이 음식마다 저마다의 독특하면서도 간도 세지 않은데 음식의 맛을 더해주어서, 먹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디저트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벌집이었는데, 요구르트 아이스크림과 찰떡이었다.
빵 중에는 와플이 바로 구워 나와서 그런지 생크림을 잔뜩 퍼서 같이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아서 이미 포화상태였음에도 쉬지 않고 디저트를 먹었다.
정말 서울 여러 호텔 뷔페 및 유명하다는 뷔페들을 10곳 정도 가봤는데, 나는 온 더 플레이트가 최고 3위 안에는 든다.
그만큼 음식이 맛있으면서도 재료도 싱싱하고 소스맛도 기가 막혀서 정말 기회가 될 때마다 가고 싶었다.
룸도 하나 있는 거 같았는데, 6-8명 규모의 룸이라 중요한 모임이나 가족 모임에 참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모임을 하나 만들어서 뷔페에서 식사를 같이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가격 이상의 가성비와 맛과 분위기 모두를 갖춘 온 더 플레이트.
뷔페가 가고 싶은 때 고민 없이 가도 좋을 거 같다.
글을 쓰는 지금 또 가고 싶다.
돈 열심히 벌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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