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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소개 Restaurants

영종도 하늘도시 일본 여행 느낌 나는 라멘집 ㅡ 류센소

민트구름 2023. 11. 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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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일본 라멘이 생각날 때가 있다.

특정한 음식이 주기적으로 땡기는 건 그 음식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건지 아니면 그 음식에 들어있는 영양소가 몸에서 필요한 건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일본 라멘은 내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도 주기적으로 땡긴다.

특히나 날이 추워서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은데 날까지 흐리거나 비가 올 때.

 

운서동에 정말 좋아하는 라멘집이 있는데, 거기까지 갈 정도의 열정은 없는 날 일본 라멘이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하늘도시에서 라멘집을 찾고 있을 때, 갑자기 생각난 식당이 하나 있었다.

 

지난번 맛집 레이더를 가동하면서 동네를 산책하다가, 일본 느낌이 나면서 멋스러운 음식점의 외관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서 꼭 가봐야지 하고 기억하고 있던 '류센소.'

나무 느낌과 정갈한 가게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마침 라멘이 당기니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요즘에는 식당에 들어가면 사람보다 더 자주 반겨주는 키오스크.

이곳도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결제를 바로하는 선결제 시스템이다. 

종류는 아주 많지는 않았고, 간단한 라멘과 교자 세트 메뉴가 있었고, 식사와 함께 마실 주류도 있었다.

바로 요리하는 걸 구경할 수 있는 오픈 주방이라서 깔끔한 주방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나무 느낌이 가득한 공간에, 이렇게 단정해 보이면서도 귀여운 술 포스터가 있으니까 더욱 느낌이 살았다.

저 포스터를 보자마자 바로 맥주 주문.

마케팅 효과가 뛰어난 그림이다. 오히려 맥주 사진보다도 더 끌렸던 것 같다.

나무 느낌의 벽면에 통유리창이 있어서 밖의 풍경이 훤히 보이는 풍경이 일본 거리를 걷다가 식사를 하러 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제 음식만 맛있으면 완벽하다!

예전 시골 할머니집에 있던 미닫이 문을 생각나게 하는 문도 멋스럽다.

밖에 라멘이라고 쓰여있는 입간판이 조그맣게 있는 것도 귀엽고 직관적이어서 좋았다.

지나다니다가 인테리어만 보고도 홀려 들어갈 만하다는 생각이 이렇게 사진을 찍고 보니 더 든다.

사진에 보이는 문을 열고 음식점에 들어오자마자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훅 났는데, 그래서 굉장히 큰 기대감이 들었다.

 

앞에 식초와 생강 등 곁들여서 먹을 소스와 반찬들이 있어서 담아서 먹을 수 있었다.

특히나 갓절임과 다시마 식초가 있는 게 색달랐다. 다시마 식초는 일본 마제소바를 굉장히 좋아하는 내가 너무 좋아한다.

국물 있는 라멘에는 넣어서 먹어본 적 없는데, 넣어볼까 생각도 들었다.

앞에 붙여진 안내문에는 만두 소스로 다시마식초와 간장을 섞으라고 한다.

하마터면 라멘 국물에 넣을 뻔했다.

키오스크로 메뉴 확인하고 주문을 했지만, 역시나 아날로그 갬성인 나는 이렇게 메뉴판을 다시 한번 벽에서 확인하는 걸 좋아한다. 한 번 정독을 하면서, 어떤 메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궁금하고 각각의 맛을 상상해 보는 것도 재밌다.

메뉴가 너무 많으면 선택장애가 오기도 하는데, 고르기 편하게 딱 적절한 메뉴의 수여서 좋았다.

뭐든 단순한 게 최고다.

갓절임을 잘게 썰어서 라멘에 곁들여 먹게 해 놓은 게 독특해서 근접샷을 찍어보았다.

향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약간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맛이었다.

추어탕에 넣어먹는 산초가루와 비슷한 맛과 향이 잔잔하게 느껴져서였다.

나는 향 나는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특별히 이곳 갓절임이 맛이 있지는 않았다. 라멘 하고도 잘 어울리지는 않는 맛이었다. 그래도 이런 반찬이 준비되어 있어서 신선했다.

내가 락교보다 좋아하는 분홍색 생강.

양껏 집어서 라멘이랑 먹었다.

 

첫 번째 메뉴는 하카타 돈고츠 라멘.

진하고 하얗게 우려 나온 국물이 구수~했다.

국물이 약간 심심한 맛이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준비되어 있는 다진 마늘을 듬뿍 넣으니까 더 맛있었다.

국물은 맛있었지만, 면이 약간 아쉬웠는데, 라멘에 조금 뻣뻣한 소면을 넣은 느낌.

확실히 나는 일본 라멘에는 너무 얇은 면은 입맛에 안 맞는 것 같다. 

면 자체가 국물 맛과 시너지가 나지 않고 각각의 맛이 분리된 느낌이었다. 면으로 국물의 느끼함을 잡고 깔끔한 맛을 내려하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태운듯한 한 삼겹살의 비주얼이 고기가 정말 맛있겠다 생각했는데, 기대처럼 맛있지는 않았다. 

다음 메뉴는 삿포로 소유라멘.

나는 라멘 특유의 느끼함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맑은 국물의 소유라멘을 즐겨 먹는다. 돈코츠 라멘의 뽀얀 국물을 맛있게 먹었던 나는 맑은 국물에 많은 기대가 됐다. 근데 국물이 많이 싱거워서 더 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깔난 맛을 느끼기 전에 혀 끝에서 맛이 사라지는 느낌.

거기에 심심한 면까지 먹으니 더욱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도저히 어떤 맛도 나지 않아서, 소유 라멘에 시치미 가루를 칼칼하게 넣어봤는데, 그나마 깔끔하고 맑은 국물이랑 잘 어울렸다.

면은 돈코츠 라멘보다는 소유 라멘과 더 어울렸는데,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이었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싱거웠다.

마치 육수를 끓여서 물을 많이 부어서 맛이 배지 않은 상태로 나온 느낌. 

야끼교자는 노릇노릇하고 벌집피자 같은 튀김이 달려있어서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이 마음에 들었다. 

맥주 그림을 보자마자 생맥주를 시켰던 나는 라멘이 생각보다 내 입맛에 맞지 않아 야끼교자에 기대가 또 생겼다. 

교자가 겉바 속촉 느낌으로 나왔는데, 시원한 생맥주랑 먹기 괜찮은 정도의 맛이었다.

특별한 맛은 없었고, 평소에 먹던 냉동만두와 비슷한 평범한 만두의 맛이었다.

그래도 바삭하고 따뜻한 만두를 한입 먹고 생맥주를 마시니 기분이 좋아졌다. 

 

몇 가지 아쉬웠던 점들은, 처음 음식점에 들어갔을 때 너무 맛있는 냄새가 나서 기대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라멘의 맛은  기대 이하였고, 면이 너무 딱딱하고 얇아서 식감도 좋지 않았다는 거다. 

그리고 서비스가 그렇게 친절하지도 않았고 가게 분위기도 조용하고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이었다.

공간은 그렇게나 이국적이고 따뜻했는데 음식 맛에서 아쉽다 보니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라멘 국물과 면에 간이 적절히 밴 음식으로 조금 더 맛있게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비스도 조금 더 친절하면 좋은 공간을 충분히 즐기면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라멘의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긴 했지만,

비 오는 날 일본에서 라멘을 즐기는 것 같은 기분을 주는 분위기 맛집이었다. 

일본에서 라멘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특히 비 오는 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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