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민트구름과 신나는 맛집 투어 시작합니다~!

1. 방문하게 된 이유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때, 나는 여행 유튜브에 심취해 있었다.
워낙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어도 해외를 여행하기 힘든 시기여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역시 사람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청개구리와 같은 본성을 가졌다. 특히 나는 더욱더.
그때, 가장 좋아했던 유투버 중 하나가 코로나 때문에 태국 현지에 고립되어서 태국 생활을 하는 유투버였다.
필리핀이나 베트남 같은 동남아 지역의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는 그 사람의 유튜브를 정주행 하면서 가본 적 없는 태국에도 당연히 큰 매력을 느꼈다.
오히려 내가 갔던 다른 동남아 국가들보다 조금 더 사람들이 순박해 보이고, 예전에 태국 친구와 친하게 지냈던 경험도 있어서인지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졌던 태국.
호주 생활을 하면서도 유명한 태국 음식점을 자주 가곤 했다.
요즘 들어 태국 음식점이 한국에서도 흔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정말 태국 현지의 맛은 어떨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호주에서 태국인들이 운영하는 태국음식점과 한국에 있는 태국 음식점들의 맛이 조금은 다르다고 느낄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끔 우리 반쪽이는 태국 음식을 먹고 싶어 할 때가 있는데, 외식을 하려고 한 날 갑자기 당겼는지, 태국음식점이 있는지 검색을 해본 모양이다.
그리고 찾아낸 영종도 운남동에 있는 태국음식점인 '그레이몽키'에 가기로 했다.
미리 말하자면, 태국 현지에서 먹으면 이런 맛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한 음식점이었다.
2. 음식점 외부
번화가에 음식점이 있지 않고, 약간 가다 보면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한 골목길에 음식점이 딱 있다.
바로 앞엔 주차를 할 만한 공터가 넓게 있어서, 주차도 쉽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가게 외부에까지 퍼져 나오는 느낌이 좋았다.
거의 마감시간(라스트 오더 저녁 8시라고 한다.)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평일이었음에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3. 메뉴
들어가는 입구에 메뉴를 사진과 함께 올려두었는데, 나는 이런 음식점의 친절함을 좋아한다.
뭘 파는 곳인지 미리 짐작해 볼 수 있고, 메뉴를 먼저 알고 가서 주문하는 시간도 절약되니깐 말이다.
메뉴는 태국 요리 종류가 다양하게 있었다.
우리가 결정한 메뉴는 팟타이와 꿍팟퐁커리이다.거기에 태국식 밀크티인 차남옌도 주문했다.
4. 음식점의 내부 분위기
가게에 들어가자 감탄을 했다. 추운 겨울 날씨에 만난 따뜻한 동남아의 분위기.
나무 질감의 소품이 가득해서 가게가 굉장히 포근한 느낌이었다. 거기에 이국적인 느낌까지 더해서 커플이 방문해서 분위기를 내기 딱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탄 조명이 멋스럽고 태국 현지에서 많은 소품들을 공수해 오신 듯한 느낌도 들었다.
돌아다니면서 신나게 사진을 찍다가 배가 고파져서 결정한 메뉴를 주문하기로 했다.
요즘 영종도에서는 브레이크타임이 없는 음식점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그레이몽키는 브레이크타임 없이 운영하신다.
입구에 이렇게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동굴의 느낌이 나는 벽 옆에 자리를 잡았는데, 걸려있는 그림이 태국에서 직접 구입해 오신 듯한 부를 끌어당기는 그림이었다. 나도 이렇게 좋은 영감을 주고 부유함을 주는 것 같은 소품을 굉장히 좋아한다.
태국의 가정집을 방문한 듯한 느낌도 들고,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었다.
사장님의 인테리어에 감탄이 계속 나왔는데, 이렇게 가운데에 앞접시, 집게, 가위, 여러 소스들, 피클, 물을 편하게 가져다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두었다. 넉넉한 양과 깨끗하고 느낌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음식점은 물까지 맛있으면 다 맛있다는 확신이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물까지 이렇게 정성스레 재스민티를 우려내시는 사장님의 정성이 느껴져서 감사하고 좋았는데, 물 맛이 역시나 향긋하고 굉장히 기분 좋아졌다.
음식도 무조건 맛있을 거란 생각에 설렜다.
피클이 예쁜 분홍빛에 여러 가지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을 보니 직접 담그신 것 같았다.
공간 곳곳에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는데, 그건 음식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부분이 감동이었다.
그리고 피클도 시큼한 맛은 강했지만 계속 들어갈 정도로 상큼하고 아삭했다.
태국요리는 소스를 다양하게 먹는 것으로 그 맛이 전혀 달라지고 그래서 미각의 전체를 자극하는 특징이 있다.
그걸 무조건 맛봐야겠다는 생각으로 4가지 소스를 준비해 놓으신 걸 가져왔는데, 피시소스 같이 생긴 것에 고추가 썰어져 있는 소스는 많이 넣으면 굉장히 짰다.
★5. 음식의 맛
처음으로 차남옌(태국식 밀크티)이 나왔다.
컵까지 재밌었는데, 진짜 태국에서 나올 법한 컵이었다.
한 모금 들이켰는데, 차의 향기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밀크티에 비해 강했고, 달콤함과 우유의 고소함이 밀려왔다.
향에 약한 사람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의 경우에는 이렇게 강향 향기가 나는 찻잎으로 우려낸 밀크티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배가 불러서 집에 포장해 가서 잘 먹었다.
색도 일반 한국에서 맛보는 밀크티에 비해 약간 분홍빛이 진하게 도는 색감이었는데, 차의 맛과 빛깔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분홍빛 맛의 밀크티라고나 할까.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먹은 팟타이 중에 역대급으로 맛있었다.
처음 먹었을 때, 달콤함이 강하게 느껴지는 듯싶더니 먹을수록 그 감칠맛이 살아나서 감탄을 하면서 먹었다.
입맛이 까다로운 우리 반쪽이도 행복한 표정으로 계속 음음~ 거리면서 먹는 것을 보니 정말 맛있었나 보다.
면도 내가 좋아하는 식으로 잘 삶아져서 야들야들하게 후루룩 넘어갔고, 동시에 고소한 맛도 강하게 나서 미각 전체를 구석구석 살아나게 하는 맛이었다. 팟타이 먹자마자 내 인생 최고의 태국음식점으로 등극.
내 기억력으로는 푸팟퐁커리였던 것 같은데 꿍팟은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들어가는 재료가 달랐다.
보통은 얇은 껍질의 게를 튀겨서 넣는 푸팟퐁커리와는 다르게 꿍팟퐁커리에는 큼직한 타이거 새우가 들어간다고 쓰여 있었다.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을 정도로 큼직한 새우들이 가득 들어가 있다. 그레이몽키의 음식들은 그 맛깔난 풍부한 맛은 어떤 메뉴든 비슷한 것 같다. 꿍팟퐁커리는 신선하고 탱글한 새우살이 부드럽고 고소함의 결정체인 소스의 맛과 잘 어우러져서, 흰 밥과 비벼서 한입에 넣으면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에 밀크티까지 먹으면 그 달고 진하고 무거운 맛이 강해져서 느끼할 수 있으니, 볶음 요리의 풍부한 맛에 어울리는 음료를 고를 때는, 콜라나 맥주같이 가볍고 산뜻한 음료를 고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커플은 두 가지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었다.
6. 다음 날 다시 배달 주문해서 먹은 후기
그레이 몽키의 메뉴를 고를 때, 양이 많이 않아 많은 메뉴를 한 번에 먹지 못하고 국물 있는 쌀국수에 미련이 굉장히 많이 남은 나는 바로 다음 날 쌀국수를 배달 주문했다.
국물맛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우리 반쪽이는 쌀국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나는 혼자 시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배달 주문을 시키니까 면과 육수가 따로 왔는데, 면은 삶지 않고 생으로 넣어주셨다.
끓는 물에 5초만 넣으라고 되어있어서, 귀차니즘이 있는 나는 국물에 생면을 넣고 냄비에 다 같이 끓여버렸다.
7. 꾸엣띠여우느아(차돌 쌀국수)의 맛
면을 넣고 팔팔 끓여서 국물 맛을 먼저 보았다.
진하면서도 깊은 맛의 국물에 역시나 감칠맛이 강했지만 끝맛은 깔끔해서 정말 맛있었다.
거기에 맛있는 면을 쓰셨는지, 얇고 야들야들한 쌀국수 면이 쫄깃함까지 있어서 최고였다.
후루룩 면치기를 하면서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갈씩 떠먹으니까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맛있을 줄 알았다.
숙주도 가득 들어있고, 무엇보다 차돌박이도 많이 들어있는데, 고기는 조금 질겼다.
나는 고수를 좋아하는데, 기본적으로는 함께 제공이 되지 않아서 다음번에 주문할 때는 고수를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8. 까이 픽 텃(닭날개 튀김)의 맛
닭날개 튀김은 아래 부추가 깔려있고, 위에는 고수가 올려져 있었는데, 아무래도 바로 먹지 않다 보니 이 채소들이 닭날개 튀김에 비린 맛을 더했다. 그게 조금 아쉬웠다.
그냥 고수나 부추 없이 포장을 해주시는 게 좋을 거 같다.
왜냐면 고수랑 부추가 닿지 않은 부분은 굉장히 싱싱한 닭날개의 통통한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짭짤하고 고소하게 맛있었기 때문이다.
갓 튀겨서 나왔을 때는 얇은 튀김옷이 바삭하고 살이 쫄깃한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랑 먹기 딱 좋아서 신나게 먹었더니 배불러서 잠이 안 왔다는 후기.
9. 재방문 의사
사실, 글 쓰는 지금도 가고 싶다.
오늘 가자고 할까 생각이 들 정도.
확실히 그레이몽키에 직접 방문해서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바로 따뜻하게 요리해서 나왔을 때 맛있을 면과 소스가 가득한 태국 요리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서 그 본연의 식감을 배달을 하면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너무 많은 정성이 들어간 게 느껴져서인지, 태국 요리가 먹고 싶을 때, 다른 곳은 생각도 안 하고 그레이몽키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먹어본 태국 요리 중에 제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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